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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폰 바꾸면서 - iPhone 12 mini, 각종 팁
    두꺼비 메뉴 2022. 1. 25. 01:09

    나는 애플빠는 아닌데, 어쩌다 보니 4S, 5S, SE, iPhone 12 mini 이렇게 쭉 아이폰만 써왔다. 희한한 일이지만, 다시 말하건대 나는 애플빠는 아니다. 그래도 지금에 와서야 명백히 인정해야 할 것이 두 가지 있다. 먼저 AP 성능은 이제 애플과 안드로이드 진영은 비교가 안 된다. 삼성이나 중국 폰들, 구글 모두 도저히 대적이 안 된다. 게다가 실성능, 전성비, 발열 등 모든 차원에서 압도적인 M1은 아직 스마트폰에 적용되지도 않았다. 두 번째 카메라는 예전에 삼성에 밀렸던 것을 애플이 완전히 따라잡은 모양새이다. 솔직히 카메라는 별로 쓰지 않아서 크게 관심은 없다.

     

    나의 경우 AP가 좋은 점과 더불어 애플 생태계에 어쩔 수 없이 갇히게 되어 도저히 빠져나갈 수 없어졌다. 나갈 이유도 없고 말이다. 올 1/4분기가 끝나고 열심히 2-in-1 랩탑을 알아보았지만 윈도우 진영 (서피스 당연 포함)의 개허접한 펜 성능을 보고 아, 아이패드와 랩탑은 따로 들고 다녀야겠구나 한숨 쉬며 확신을 얻었고. 이번에 혹시 안드로이드 태블릿은 어떻지 알아 보고는 한심한 앱들을 보고 아 진짜 어쩔 수 없구나 하고 또 나지막이 한숨을 쉬었다. 방법이 없다. 사람마다 사용환경이 다르다고는 해도 상당수 상황에서 애플의 대체재가 없다. 물론 이렇게 어차피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익숙한 게 좋기는 하다. 그래서 12 mini를 샀다.

     

    아이폰12미니가 이 시점에서 좋은 이유

    (1) 작다 하지만 화면은 크다

    이 기종을 고른 이유 역시 크게 세 가지이다. 일단 iPhone SE (2016) 이후 가장 작은 폰이란 점이 매력적이다. 이상한 폰은 제외한다. 며칠 쓰고는 있지만 역시 누워서 들고 있기엔 12 mini도 무겁다. 하지만 SE 라인이 작은 시절은 다 갔고, 다시 오지 않을 예정이라 어차피 바꿔야 한다면 두 번째로 작은 폰을 골라야 했다. 이것보다 큰 건 의미가 없다. 어차피 웬만한 작업은 iPad Pro 12.9"로 한다. 커봤자 번잡스럽다. 몇 달 전 발표된 13 mini는 12 mini보다 다소 무겁다. 배터리가 더 커지고 기타 뭐 보완된 게 있긴 하지만 (아래에서 다룰 것이다), 미세하며 내겐 그다지 필요가 없다. 그만한 기능에 그만한 가격을 더 지불할 이유가 없다.

     

    요즘엔 너나 할 것 없이 그립톡을 붙이고 다니는데, 톡이 대체 뭔가 싶기도 하지만 그건 그렇다 치고 가벼운 무게를 원하는데 큰 기종을 살 이유도 없고 큰 기종을 원하지 않는데 무게를 늘릴 이유도 없다. 그런 점에서 한 손에 딱 들어와 조작이 쉬운 어느 정도 작은 폰이 최적이다. SE 2와 비교해 보면 아래와 같다.

     

      iPhone SE 2세대 (A2296) iPhone 12 mini (A2399)
    출시일자 2020년 5월 6일 2020년 11월 20일
    출고가 (128 GB) 620,000원 1,020,000원→920,000원
    디스플레이 4.7 inch, IPS, 326 ppi, 625 nits 5.4 inch, OLED, 476 ppi, 625–1,200 nits
    Screen-to-body ratio 65.34% 85.83%
    기기 크기 67.3 × 138.4 × 7.3 mm 64.2 × 131.5 × 7.4 mm
    무게 148 g 133 g

    많은 부분에서 12 mini가 역시 상대적으로 비싼 값을 하지만, 일단 우리가 초점을 두고 있던 무게와 크기를 살폈다. 먼저 가격. 누가 1년 이상 지난 폰을 애플 홈페이지에서 사느냐 하겠지만 일단 기준은 있어야 하니. 출고가는 30만 원 차이난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SE2가 SE보다 0.7인치 커진 4.7인치, 12 mini가 그것보다 또 0.7인치 큰 5.4인치이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SE2는 가로 67.3 mm, 세로 138.4 mm로, 12 mini보다 더 크다는 것이다. 실제 파지했을 때 어떻게 될지는 손을 두는 위치, 액정의 크기 등도 고려해야 하지만 아무튼 이는 중요하고도 놀라운 정보다. 그런가 하면 무게는 12 mini가 더 작다. 디스플레이는 더 큰데말이다. 표에 적진 않았지만 SE2는 배터리 문제로 좀 지적받는 폰이다. 그냥 적게 들어서 문제라는 단순한 게 아니라 각종 벤치마크에서 객관적으로 사용시간이 짧은 폰이다. 이래서 SE2는 12 mini를 같이 두고 선택하면 열위에 놓이게 된다.

     

    (2) 저렴하고 중고가격 방어가 잘 된다

    가격이 저렴하고, 중고가 방어가 잘 되는 것 또한 메리트다. 엥? 뭔 소리야. 하는 사람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다. 일단 가격은 상대적이라는 점을 전제한 뒤에, 최근 아이폰12미니의 공시지원금이 엄청난 점을 말할 수밖에 없다. 아이폰12미니는 지금도 자급제로 구매 시엔 85–92만 원 정도 하는 기기이긴 한데, 최근 KT에선 출고가 대폭 인하를 했고 시중에서는 '성지'가 아니더라도 프로모션을 적용해 굉장히 싼 가격에 폰이 풀리고 있다. 기변으로도 128 GB 기준 공짜, 번이로는 256 GB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폰 파는 방식은 대부분 183일 혹은 185일 특정 금액 이상의 요금제 유지를 강제하는 방식이라 이 역시 비용에 더해야 한다. 평소 4.5만 원짜리를 쓰고 있는 사람 기준으로는 6개월 동안 총 21–27만 원을 더 쓰는 셈이니 "완전한" 공짜는 아닌 셈이다. 그래도 싸다. 왜 싼지에 대해서 근거를 하나 더 들 것이다.

     

    한편, 중고가는 최근 엄청난 낙폭이 있었다. 이유야 다른 게 아니라 13 mini라는 동라인 상위 기종이 나왔기 때문이다. 13만 나와도 우수수 떨어지지만, 13 mini라는 같은 라인업에 고성능 기기가 나왔으니 가격이 곤두박질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래서 이게 얼마나 반영된 것인지, 다른 아이폰 제품과 비교해 추이는 어떠한지 등을 살펴보기 위해 depreciation chart를 그려봤고, iPhone 14에 mini 제품이 나오지 않을 예정이라는 루머를 고려할 때 더 이상의 큰 낙폭은 없을 것이라는 귀납적 결론을 내렸다. 그래서 더는 심하게 안 떨어진단 얘기다. 사실 저 엄청난 낙폭은 오히려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 저것이 KT 등의 출고가 인하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내가 싸게 산 뒤의 낙폭만 생각하면 된다. 아이폰 가격 방어야 워낙 유명하다. 안드로이드가 못 써먹을 물건이어서 그렇다기보다는 이상하게도 애플의 프리미엄이 경험적으로 관찰된다. 이유야 내가 분석할 거리가 아니고 나는 그냥 그 사실을 이용해 먹으면 된다.

     

    그래서 현재 중고가가 얼마인가 하면, 6개월 요금제 유지에서 개월 수를 훨씬 늘려도 이득을 볼 정도다. 2년 후에 중고로 팔더라도 거의 돈을 쓰지 않고 기기를 쓴 셈칠 수 있을 정도로. 그런데 그 기기가 모든 스냅드래곤을 쌈싸먹는 A14를 쓴다? 이건 더 말할 것도 없다.

     

    (3) 아이폰 13 mini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아이폰 12 미니와 13 미니의 차이는 뭐 구뉴패드 뒤통수를 때리는 격은 아니더라도 별로 차이가 없다. 배터리가 일단 만족스러울 정도로 보완됐고, 그에 따라 두께와 무게도 살짝 커졌다. 패널은 똑같은데 하드웨어의 제한을 풀어 약 175 nits 정도 더 밝게 볼 수 있게 됐고, 더욱 좋은 A15 칩셋을 쓴다. 하지만 5 nm 공정인 것이나 LPDDR4X를 쓰는 것이나 똑같다. 램 용량도 같다. 벤치마크 성능에선 엄청난 차이는 커녕 큰 변화도 없고 듀얼렌즈인 점마저 같다. 물론 이미지 센서는 달라졌으니 변화가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USB 2.0 규격에 언제까지 우려먹을지 모르는 Lightning 8-pin을 쓰는 것까지 같다.

     

    나는 이러한 차이에 30–50만 원을 더 부담하는 게 의미없게 느껴졌다. 당연히 사지 않았다. 저런 데다가 출고가까지 12 mini 때보다 소폭 올렸으니. 앞서 12 mini가 싼 이유를 하나 더 든다고 했다. 바로 이것이다. 어차피 스마트폰이 어느 정도의 기간 내에서 반복되는 필수재의 역할을 한다고 하면 다른 제품과의 상대가격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된다. 경쟁제품에 비해 별로 떨어지는 것도 없는데 가격만 엄청나게 저렴하면 그걸 마다할 이유가 없다.

     

    왜 이걸 이렇게까지 적고 있는 거지? 아무튼 그래서 샀다.

     

    살 때, 사고나서 유의할 점

    먼저 6개월 약정이다. 8만 원짜리 혹은 9만 원짜리 요금제를 6개월 유지한다고 서류를 작성하는데, KT의 경우 그때 종이 상단의 6개월에 체크를 하고 (심플 코스라고 되어 있다) 아래엔 24개월 약정이라고 적으면 된다. 이게 그 요금제를 24개월 쓴다고 약정하는 것은 아니다. 정확한 해지일은 대리점보다는 114에 물어보는 게 좋다. 6개월이 다 되어갈 때쯤 다시 전화해 일자에 변동이 있나 없나 체크하고 해지하면 된다. 실수하면 공시지원금을 토해내야 하니 조심하자. 대부분 4.5만 원 혹은 4.7만 원짜리 요금제까지 내릴 수 있도록 하한이 설정되어 있다.

     

    한편, 이러한 고가 요금제는 VIP 등급을 준다. KT VIP 멤버십은 크게 두 가지 혜택이 있는데 하나는 'VIP 초이스'이고, 다른 하나는 할인이다. VIP 초이스는 일 년에 6번 사용할 수 있고, 다 사용하는 경우 대략 3만 원 상당 혹은 그 이상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각종 프랜차이즈 할인이 있는데, 일반 회원보다 할인율이 높은 게 있다.

     

    문제는 대부분이 이 고가요금제를 6개월만 유지할 텐데, VIP 등급을 바로 주지 않아 6번 사용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약관에는 다음과 같이 서술되어 있다.

     

    멤버십 VVIP/VIP 요금제를 가입하시고 정지 없이 익월말까지 사용하시면
    익익월초 VVIP/VIP 등급을 부여해드립니다.

     

    그러니까 6월 1일에 가입한 사람은 30+31일을 버텨야 VIP가 되는 것이다. 그러면 순수하게 4개월을 VIP로 쓸 수 있다. 그런데 6월 31일에 가입을 하면, 1+31일 후 VIP가 됨과 더불어 8월, 9월, 10월, 11월뿐 아니라 12월에도 요금제 유지 기간이 겹치기 때문에 12월자 VIP 초이스도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다음해 등급 산정 시에도 도움이 된다. 6개월치의 요금이 한 해에 몰려 있으면 사용요금 바탕으로 산정하는 KT 멤버십 특성상 더 높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크고, 그러면 Gold 등급 (연간 수납액 60만 원 이상)을 받는 경우, White 등급보다 5만 포인트를 더 받는다. 포인트는 각종 할인에 써먹을 수 있기도 하고 KT Shop에서도 일부 사용 가능하다.

     

    웬만한 통신사는 대부분 약정 시 월을 세는 기준이 1일부터 달의 마지막날이기 때문에 다른 곳에도 응용할 수 있다. 그래서 중순에 가입하거나 하면 일할계산을 한다.

     

    글을 맺어야 하는데. 어찌 되었든 난 12 mini 만족한다. 세로로 좀 광활한 것은 아쉽긴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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