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싱가포르] 1일차 - 창이공항, 송파바쿠테, 클락키
    호랑이 메뉴/싱가포르 2023. 5. 17. 00:26

    Caution!

    이 글은 일기와 정보제공이 적절히 섞여있습니다.
    코로나 시국동안 싱가포르에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제 글을 스쳐가시는 분들은 반드시 싱가포르 여행 조사에서 23년도 이후의 포스팅만 참고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옛날 글들을 읽고 갔다가 낭패를 봤거든요. 참고로 이번 싱가포르 여행기에서 등장하는 $는 모두 싱가포르 달러 SGD입니다. 귀찮음을 이해해 주세요.

    날씨가 미쳤다. 어린이날 전후로 대한민국에 폭우가 쏟아진다더니 해도 너무하다. 쫄딱 젖은 채로 버스정류장으로 왔건만 인천 303번 버스 기사님이 날벼락같은 이야기를 하셨다.
     

    캐리어 들고 탑승 안 돼요”

     

    네?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우리의 절망적인 표정을 보시더니 이내 좌석에 사이에 캐리어를 싣도록 도와주신다. 날씨 때문에 더 처량하게 느껴지셨나 보다.오늘은 태워주는데 원래 안되니까 알고 있으라는 기사님의 말에 그저 감사를 표했다. 근데 점점 의문이 생긴다. 공항까지 가는 버스가 캐리어를 싣지 못하면 도대체 누굴 태우고 공항으로 가는 건가. 버스가 좌석형으로 생길게 아니라 짐도 싣을 수 있게 저상형이어야 하는 거 아닌가? 점점 입이 튀어나오지만 일단 이 빗속에 우리는 무사히 공항으로 향하고 있기에 조용히 있었다. 인천대교를 지나는데 강풍에 버스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무섭다. 이러다 비행기가 못 뜨면 어떡하나 싶어 기상청의 초단기 강수예측 시스템을 확인했다. 다행히도 출국하는 12시 즈음에는 비가 약해질 전망이다. 휴우
     

    10시에 인천공항에 도착해서 느긋하게 체크인하고..우리은행 환전하고… 국제선 터미널 전체에 우리은행 환전소가 많길래 아무 곳이나 갔는데 코로나 때문에 K 열에 있는 부스만 오픈한대서 다시 이동했다. 예약해 둔 10만원 환전까지 완료.
     

    출반 전에 식사를 하지 않으면 저녁 8시에나 첫끼를 먹기 때문에 북창동순두부찌개를 주문했다. 만원에 걸맞은 음식은 아니지만 공항음식이 다 그렇지 뭐. 배부르게 먹고 쉬엄쉬엄 들어갈랬는데 알고보니 보딩타임에 늦어 미친듯이 게이트까지 뛰었다. 그 와중에 물이랑 보조배터리는 또 사야겠어서 숨참고 면세점에 들르고.. (C에게 빌려주고 되찾는 걸 잊어서 억울하게 소비함. 선까지 도합 4.7만원이라니). 탑승게이트는 구석도 구석도 그런 구석이 없고… 근 3년간 국내선만 탔더니 이륙시각 20분 전에만 게이트에 도착하면 된다고 안일하게 생각했다. 이게 웬걸. 국제선은 45분 전까지 도착을 요구했다. 면세점이 있는 동에서 탑승동으로 이동하기 위해 공항 내 전철도 타야하니 소요시간이 꽤 걸린다.
     

    님아.. 그 표를 확인하오.. 제발..

    그렇지만 막상 도착하고 보니 뛸 필요가 없었더라. 줄이 길어서 그냥 하던 대로 20분 전에 도착해도 상관없었다. 탑승동에도 면세점은 있었다. 내가 줄을 지키는 동안 한 명이 오빠가 부탁한 담배를 사러 면세점으로 갔는데 물만 사들고 돌아왔다. 결제하려는 순간에 직원이 싱가포르행 표를 확인하고는 싱가포르는 담배반입이 불가능하다 알려줬단다.
     

    직원까지 피카츄 머리띠 착용. 유니폼도 검정+노랑이라 조합이 완벽했다.

    총 6시간 30분의 비행이다. 첫 2시간은 좀 자고.. 후의 4시간 30분은 어둠 속 홀로 독서등까지 켜며 뜨개질 광인으로 보냈다. 완성은 못했지만 친구들은 지겨워 죽으려 하던데 난 할 일이 있어서 좋았다. 앞으로 장시간 비행이 있으면 뜨개질거리를 들고 다녀야겠다.
     

    T3로 이동하는 길에 본 쥬얼창이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도착. SG카드를 미리 제출했기 때문에 빠르게 입국할 수 있었다. 스쿠트 항공의 출발/도착 터미널은 T1이다. 우리는 싱텔 유심을 사기 위해 T3 터미널로 이동했다. T3 터미널의 1층에 가면 엄청나게 큰 cheers 편의점이 있는데 그곳에서 14일용 100G 유심을 $12를 주고 구매했다.
     

    사전조사에서는 7일용을 확인했는데 그 사이에 바뀌었는지 14일이 제일 짧다고 하더라. 그래도 가격이 원래 예상했던 금액과 동일했기에 군말없이 샀다. 참고로 유심은 편의점에서 구매하는게 싸다. 유심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통신팔이..부스 들이 있는데 거기선 한 달이 제일 짧니 어쩌니 하면서 덤터기를 씌운다. 요구하는 대로 여권을 보여주고 휴대폰에 유심을 꽂으면 개통완료. Hi APP을 깔면 본인의 싱가포르 번호와 남은 데이터, 통화량을 알 수 있다. 싱가포르 번호는 우리나라와 달리 8자리다. 일행 중 한 명만 설치하고 나머지는 그 번호에 전화하는 식으로 본인의 번호를 확인하였다. 데이터 100G는 일주일 내내 셀룰러로 모든 사진을 주고받아도 남아도는 양이니 걱정할 필요없다.
     
    호텔까지 이동수단도 결정했다. 애초의 계획이 3인 이용 시 Grab과 ground transport concierge(인당 $10) 중 무엇이 저렴한지 입국 후 비교하는 것이었다. Grab 택시 기능이 한국에서 이용 불가능 했기 때문. 최종적으로 우리는 3가지 이유를 바탕으로 Grab을 선택했다.

    1. Grab 이용 시 T3 터미널에서 Furama hotel까지 인당 $7 정도로 계산됨
    2. Ground transport concierge를 미리 예약하지 못했음. 공항 도착시간은 명확했지만 위탁수하물을 찾고, 유심을 구매하고 하다 보니 공항에서의 출발시간을 예측할 수 없었음
    3. 미리 예약하지 않았다면 매 정시에 출발하는 버스를 노려야 하는데 현재 6시 20분으로 애매함

     
    혹시 이용하실 분들을 위해 조사했던 창이공항 시티셔틀 정보를 남겨본다.

     

    City Shuttle

    www.cityshuttle.com.sg

    공항에서 호텔까지 데려다준다. 시내에 있는 대부분의 호텔이 리스트에 포함되어 있으나 확인해 볼 필요는 있다.
    성인기준 인당 $10. 12세 이하는 $7.
    미리 이용시간을 예약할 수 있고, 예약하지 않는다면 매 정시에 출발하는 셔틀을 노려야 한다. 운영시간은 7-23시.

     
    터미널에서 택시와 Grab을 탈 수 있는 곳은 정해져 있다. T3의 경우 Door 3, B1 Pick-up 위치에서 탄다. 친절하신 중국계 기사님을 만나 여행에 대해 이것저것 떠들었다. 저녁으로 송파 바쿠테에 갈 예정인데 바쿠테 말고 현지인이 추천하는 메뉴가 있냐 물었더니 자기도 가면 바쿠테만 먹는다고 하더라. 허허. 차에서 내리니 고온다습한 기후가 나를 덮쳤다. 이.. 이것이 싱가포르...? 안경에 서린 김이 사라지지 않는다.
     

    송파 바쿠테 본점의 영업시간이 21시 30분까지라 룸에 캐리어를 던져두고 나왔다. 8시 10분인데도 웨이팅 줄이 한참이다. 하루종일 먹은 것이라고는 아침에 먹은 순두부찌개가 전부.. 배가 고프다 못해 두통이 몰려왔다. 서 있을 힘도 없지만 6년간 미슐랭을 받았다는 포스터를 보며 참을 인을 새겼다. 직원이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순서대로 종이를 주는데 QR코드가 있다. QR을 통해 사이트에 들어가 미리 주문을 하란다.
     

    인터넷에서 맛있다는 메뉴들로 다 시켰다. 아. 음료는 추천이 아니라 각자 먹고 싶은 걸로 골랐다.
     

    테이블에 앉자마자 비가 내린다. 아마 우리가 싱가포르 여행동안 겪은 유일한 비다운 비가 아니었을까? 실제보다 음식사진이 커 보인다. 그릇은 모두 내 손바닥 사이즈였다. 2차를 갈 예정이라 적게 시켰는데 막상 먹고 보니 아쉬워서 braised belly pork는 한 접시 더 시켰다. 바쿠테의 육수는 직원이 돌아다니며 무한리필 해준다. 덕분에 국밥충 T는 잘 말아먹었다. 음료 빼고 모든 메뉴 추천! 한국에서 국수 말아먹을 생각으로 바쿠테 육수팩도 구입했다. 10팩에 $24다.
     

    방문계획은 없지만 예뻐서 찍은 아시아문명박물관

    배도 적당히 부르고 시간 여유도 넘치고. 드디어 여행을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느긋하게 클락키에 갔다. quay를 따라 안으로 들어갈수록 중국요리가 많았고 입구 쪽 호프집들은 외국인들로 시끄러웠다. 토트넘 경기까지 틀어놓으니 더 난장판이다(싱가포르는 토트넘을 응원한다). 술에 취한 백인들이 길에서 하이파이브를 시도했으나 유교걸에게는 어림도 없다.

     

    우리가 선택한 가게는 'Charlie's Restaurant & Bar'다. 특별한 기준은 없었다. 적당히 한산하고, 물가 바로 옆에 빈 테이블이 있고, 가벼운 안주를 파는 곳이라 들어갔다. 이런 위치에 있는 식당들이 으레 그렇듯 음식에 자리값이 들어있는 것은 각오해야 한다. 각자 맥주를 고르는데 그 과정에서 pint(파인트)를 핀트라 읽는 대참사가 있었다. 직원이 '노 핀트, 파인트' 이러는데 뭐 이제 알았으니 된 거지. 안주를 평하자면 브루스케타는 잘 먹었고 감바스필필은 그냥 맛없었다. 주문하자고 주장한 애 목젖을 칠 뻔했다. 사진에는 없지만 찰리스버거도 주문했는데 패티가 맛있는 정도? 맥주까지 도합 $106.9가 나왔다.

     

    우리가 예약한 풀러턴 호텔. 이때는 사실 몰랐다.

    친구들은 호텔로 보내버리고 혼자 산책하려 했건만 실패했다. 셋이 같이 왔으면 같이 다녀야지 그래.. 덕분에 한국인이 싱가포르에 와서 일본노래를 들으며 걷는 기묘한 경험을 했다. 분위기는 좋은데 참으로 덥다.

     

    풀러턴 호텔 내부

    정처없이 떠도는데 풀러턴 호텔이 좋아 보이길래 에어컨 바람도 쐴 겸 구경갔다. 싱가포르에는 풀러턴 호텔과 풀러턴 베이 호텔 두 곳이 있는데 우리가 예약한 곳은 전자다. 이땐 그게 여기인 줄도 모르고 '와 여기 너무 좋다. 이런데 자보면 소원이 없겠네'같은 한심한 대화나 나눴다(나중에 알고 우리끼리 낄낄거림).
     
    가만히 앉아서 비행기만 타는데도 상당한 체력이 소모되나 보다. 다들 떡실신 상태로 호텔에 돌아갔다. 심지어 T는 정신줄을 놓았는지 도로에서 빨간불을 초록으로 봐 차에 치일뻔했다. 내일을 심히 걱정하며 마친 여행 1일 차.

    댓글

Designed by Tistory. Courtesy of Asan City for the header fo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