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하와이 1일차 - 월
    호랑이 메뉴/하와이 2023. 7. 25. 19:58

    학교에서 보내주는 하와이 프로그램에 문닫고 들어간 T.. 하루 전날에서야 짐을 싸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하와이에 수세미를 들고가야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짐을 싸다 말고 뜨개질을 시작했다. 25분짜리 영상을 2시간 넘게 걸렸다. 원본 무민보다 많이 짧뚱해지긴 했지만 나름 귀엽다. 누군가에게 볼때기가 잡아당겨진 모양새다. 새벽 1시가 넘어서야 정신차리고 다시 짐 챙기기 시작. 같이가는 동기는 27인치 캐리어도 다 못 채웠다는데 나는 28인치와 20인치 캐리어를 꽉 채웠다. 언제나 짐을 줄이려 노력하지만 보부상이 맞는 것 같다.

    저 무거운 것들을 들고 집에서 인천터미널역까지 오는데 어우야.... 날씨도 폭염경보가 내려 끔찍했다. 계양역 가는 방향 에스컬레이터가 고장났는데 그것도 모르고 들어가려는 나를 친절한 할머니께서 구원해주셨다. 3년간 살면서 몰랐던 계양행 엘리베이터 위치도 처음 알게되었다. 영차영차 인천공항 1터미널로. HAWAIIAN Airlines를 이용해서 9시간 좀 넘게 비행했다.
     

    하와이 항공사라고 화면에서 감미로운 우쿨렐레 소리와 함께 현지인들이 노래를 불러주는데 꽤나 인상적이었다. 쓰라고 주는 용품들도 귀엽다. 사용은 안했다.

    인천공항 넓은 줄 모르고 김밥한줄 먹겠다고 공항 끝에서 끝을 돌아다니다 체력을 소진했다. 비행기 타자마자 기절해서 기내식이 나올 때 옆자리 친구가 깨워 일어났다. 잠들었다는 느낌도 없이 일어났는데 비행하는 기분도 안들어서 친구에게 '우리 비행기 떴어요?'이러니 이게 무슨 소린인가 싶은지 몇번이나 되묻더라. 나중에 이해하고서는 어이가 없다는 듯이 웃으며 우리 출발한지 한 시간 지났다고.. 헛헛. 기내식은 나의 기대보다 훌륭했다. 밥만 먹었을 땐 쌀의 퀄리티가 허접했지만 비벼먹으니 괜찮았다. 저 호놀룰루 쿠키가 아주 요물이다. 쿠키를 선호하지 않는데 한 입에 다 털어넣었다. 나중에 기념품으로 사가야지.
     

    인천-하와이는 도쿄 상공위를 지나가는 비행경로였다. 창가에 앉은 나는 운좋게도 도쿄의 야경을 볼 수 있었다. 사실 무심코 창밖을 봤는데 너무 예뻐서 어딘가 하고 확인하니 도쿄였다. 아름답다. 하와이에 가고 있으면서도 일본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왜일까? 일본은 언제나 나에게 설렘을 주는 나라다. 아무래도 일본 만화에서 로맨스를 많이 본 탓인 것 같다.
     
    밥 먹고 바로 자는건 위장에게 미안해서 다운받아 온 악귀 10화를 봤다. 전개가 흥미롭다. 근데 그 덕에 드라마 끝난후에 잠이 안왔다. 어찌저찌 반수면상태에 돌입... 면세점에서 급히 산 목베개는 기능이 매우 훌륭했다. 7시간 가량을 선잠자면서 다리는 저리고, 허리는 아프고 전신이 쑤셔오는데 목만 멀쩡했다. 예전에 유럽에 갔을 때는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는데 비좁은 좌석간 간격 탓이었을까? 미국이나 유럽 등 장거리 여행을 갈때는 좋은 비행기를 타는게 맞는 듯 하다.
     

    죽어가던 찰나 아침 기내식이 나왔다. 현 상태에서도 빵은 목구멍으로 아주 잘 넘어갔다. 이제 도착까지 40분 남았다. 온전히 비행만을 위해 후리스를 챙긴건 매우 좋은 선택이었다. 내 옆자리 친구는 바람막이를 입고 추워서 덜덜 떨었다. 내가 두껍게 입어서 몰랐던거지 나도 하반신에 덮었던 담요를 들추니 바로 춥더라. 모두 명심하길!
     

    알로하와이!

    1차 사람들에게 팁을 들은대로 입국심사에서 깐깐한 일본빡빡이를 피했다. 다른 줄에서도 질문 많아보이는 사람이 있어서 조원 중 남자애 하나를 대신 보내고 난 질문 두개 던지는 사람한테 갔다. 꽤나 고생했나보던데 뭐 노인공경한 셈 치라했다.

    바다색 무슨 일이니

    하와이에 도착하자마자 유심이 잘 작동하는지 확인했다. esim은 뭔가 잘 안된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사전에 말톡에서 유심을 구매했다. T-mobile 19일치를 선택. 걱정했는데 문제없이 데이터 사용이 가능했다. 또 다른 걱정거리였던 수하물 검사도 무사히 넘어갔다. 가져간 컵라면과 의약품을 압류당할까봐 두려웠지만 검사할 생각이 없더라. 이러니 마약이 판을 치지!
     

    공항에서 하와이가천글로벌센터까지 편안하게 버스를 타고 단체로 이동했다. 대충 짐을 풀고 점심식사를 하러 포케픽스를 방문. 나는 '하와이안 아히+오이+게살샐러드'을 골랐고 직원에게 어울릴만한 하나를 추천해달라 했더니 단무지를 추천해 포함시켰다. 굳이 여기까지와서 단무지...?라고 생각했지만 추천하는 이유가 있었다. 엄청 잘 어울리고 중간중간 느껴질법한 느낌함을 단무지가 잡아준다. 오리지날 하와이 포케는 아니고 사장님이 한국계라더니 한식퓨전 포케다. 그래도 우리 입맛에 잘 맞는것을 부정할 수 없다! 같은 조원친구도 그냥 나랑 같은 조합으로 주문했는데 만족했다.

    [포케픽스]
    1. 베이스는 샐러드보다 밥이 맛있다. 샐러드 시킨 친구 후회함.
    2. 메인은 아무거나 골라도 솔직히 맛있을 것 같다.
    3. 사이드는 3종류를 고르면 된다.

    2시간 가량 안전교육을 듣고나니 시간이 6시가 넘었다. 출국부터 하루가 과도하게 길어 피곤함이 역치를 넘어섰다. 커피를 심각하게 고민하다 결국 마시기로. 조원중에 같이갈 사람을 구했지만 나도 모르게 버림받은 상태라 혼자 갔다. 그 유명한 카이라떼를 주문해봤다. 직원에게 아이스와 핫 중에 뭐가 맛있냐 물으니 다 맛있다고 취향대로 고르란다. 아이스를 시켰고 고소하니 쭉쭉 들어갔다. 그러나 다 먹어갈때 쯤엔 약간 맹물같기도. 한 번 경험해봤으니 만족한다. 애초에 내가 라떼를 좋아하지 않는 영향도 있을 것이다. 간단하게 샌드위치와 먹을까 싶어 얼마냐고 물어보니 13달러라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예?????? 하와이 물가 대체 무슨일인가... 직원조차도 '비싸죠?'라고 이야기하길래 그냥 안 시켰다.
     

    9시 점호인데 할게 없어서 라떼를 들고 혼자 바닷가나 갔다. 아닛.. 이것이.. 하와이...?? 석양과 함께 바라보는 바다가 너무 아름다워 충격받았다. 부모님에게 보여주기 위해 셀카를 오백만장 찍었다. 남들처럼 해변에 앉아서 멍때리고 싶었으나 맨몸으로 와서 하염없이 서있기만 했다. 하와이에서는 언제 주저앉고 싶을지 모르니까 비치타월을 상비하는게 좋겠다.
     
    맑고, 습도 낮고, 시원한 바람이 얼굴을 스치는 날씨를 직접 경험하니 이곳을 지상낙원이라 부르는 사람들을 이해하게 되었다. 양산으로 햇빛만 피하면 무적이다. 이런 곳에서 내가 앞으로 3주를 보내다니 하와이를 걷고 있어도 현실같지 않다. 관광에 목매지 않고 휴양느낌으로 느긋하게 보내다 가야지.

    마지막은 남의 호텔에 침입해서 찍은 한 컷. 돈 많이 벌어서 방문할 미래의 손님이니까 이해해 줄것이다(?)

    '호랑이 메뉴 > 하와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하와이 6일차 - 토  (0) 2023.08.03
    하와이 5일차 - 금  (0) 2023.08.01
    하와이 4일차 - 목  (1) 2023.07.28
    하와이 3일차 - 수  (0) 2023.07.28
    하와이 2일차 - 화  (0) 2023.07.26

    댓글

Designed by Tistory. Courtesy of Asan City for the header fo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