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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와이 2일차 - 화
    호랑이 메뉴/하와이 2023. 7. 26. 21:16

    하와이 2일차 아침이 밝았다. 시차적응이 힘들 것을 예상하여 수면제까지 챙겨왔건만 지난 밤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새벽내내 미친 수탉 한마리가 끝없이 울어대고, 도로는 시끄럽고... 비행기에 이어 선잠의 연속. 마지막쯤에 겨우 잠에 들고는 9시에 조원들과 만나기로 한 알람도 꺼버리고 계속 잤다. 8시 57분경에 무의식이 알람을 중단한 스스로의 모습을 떠올리며 정신을 차리게했고 시간을 확인한 나는 욕과 함께 준비를 마쳤다. 옆에서 자던 룸메는 내 다급함을 듣고 일어나서 꽁트를 보듯 나를 구경하더라. 세수하고 선크림 바르니 3분컷이다. 아이러니한 점은 내가 제일 일찍 나갔다는 거다. 그래도 지각할뻔한 티가 안나서 다행이다.

    오늘 오전은 자유일정이라 알라모아나 공원에 가기로 했다. 비행기에서 착륙할 때부터 저 공원은 가고 싶다라고 생각했는데 조원들이(그래봤자 두명이지만) 동의해줘서 이틀차에 갈 수 있었다. 나의 큰그림은 알라모아나 공원 주위를 구경하다 브런치로 에그엔앤띵스에 들르고 1시에 맞춰 IMPAC에 가는 것이었다. 가는 길에 세븐일레븐이 있어 HOLO 버스카드를 사기로 했다.

    천천히 걷고 있으니 마음에 여유가 생겨 저절로 풍경을 바라 보게되었다. 오늘도 하와이의 날씨는 끝내준다. 어딜찍어도 화보같이 나오니 휴대폰의 배터리가 남아나질 않는다. 세븐일레븐에서 HOLO 버스카드를 구매하고 겸사겸사 메론크림소다 음료도 샀다. 열대과일류의 음료를 고민했으나 조원 중 한명이 하필 파인애플 알러지가 있어서 포기했다. 다같이 마실 음료니 배려해야지.

    아침 10시도 되지 않았건만 하와이의 태양은 벌써 뜨겁다. 나는 양산의 가호를 받고 있지만 조원들은 아니었기에 최대한 그늘을 찾아다녔다. 한 친구가 네비게이션 역할을 도맡아해서 지도를 볼 일이 없어 여기가 어딘지도 모르겠다. 그냥 알라모아나 공원에 가는길에 보였던 운하 옆을 따라 걷는 중이다.

    공원에 도착했다. 옆에 요트 정박장도 있어서 구경할 수 있나 싶었지만 벽이 가로막고 있었다.

    넓은 잔디밭과 함께 많은 노숙자들이 보인다. 우리나라 노숙자들은 날씨가 궂어 지하철에 들어가기 바쁜데 하와이는 그들조차 팔자가 좋아보인다. 공원이 잔디는 푸르지만 생각보다 나무가 많은, 울창한 느낌은 아니어서 바다쪽으로 움직였다.

    해변에 도착하자마자 보이는 바다요가클럽. 심지어 지도상에도 요가클럽이라고 표시되어 있어 놀라웠다. 평일 오전 10시에 바다에서 요가를 하고 있는 그대들은 대체 무슨 직업을 가지셨는지. 정말 부럽고 나도 저기에 끼고 싶다.

    사진찍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이라 마음이 잘 맞다. 서로 백만장 정도 찍어주며 해변에 앉아 놀았다. 알라모아나 비치는 오아후 섬의 해변 중에서도 수심이 얕은 편에 속한다고 한다. 당장 뛰어들고 싶었지만 10분만에 방에서 뛰어나온 자에게 준비된 물건은 없었다. 그저 바라만 보면서 다음을 기약..

    에그앤띵스 알라모아나점에 도착했다. 알라모아나 센터를 통과해서 오느라 길을 조금 헤맸지만 미리 예약해놓은 덕에 웨이팅 없이 입장할 수 있었다. 참고로 하와이에서는 'YELP'라는 어플이 우리나라의 테이블링과 같은 서비스를 한다고 한다. 에그앤띵스도 이 어플을 통해 예약하였다. 우리가 주문한 메뉴는 '레인보우 어쩌고 팬케이크'와 '어쩌고저쩌고 로코모코'다. 세명이서 두 메뉴+음료 두잔을 시켰는데 양이 딱 적절했다. 팬케이크는 의외로 생크림이 달지 않아 폭풍흡입했고 로코모코는 잘 만든 함박스테이크? 계란은 원하는 스타일로 주문가능 해 sunny side up으로 부탁했다. 셋다 매우 만족하며 가게를 나섰고 가격은 마음아플까봐 나만 보고 결제했다. 브런치 전문점이니 오전에 시간이 애매할 때 종종 들를 수 있겠다.

    바로 IMPAC에 가려했으나 첫날이니 12시 반까지 모여 다같이 출발하겠다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에 23번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갔다. 정확히는 돌아가려 했다.

    버스를 타서 몇 정거장을 가고 있는데 갑자기 모이지 않고 알아서 가라는 카톡이 왔다. 뭔가 사연이 있었는데 반나절이 지난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다. 결국 내려서 다시 IMPAC에 걸어가기로. 반대방향 버스를 이용하려 했지만 거리도, 배차간격도 모두 애매했다. 하와이는 선진국답게 장애인을 매우 배려하여 버스도 지연되기 일쑤다. 휠체어가 탑승할 땐 기사가 내려 좌석들을 접고 공간을 만들어 준다. 우리나라도 본받아야 할 점이다.

    중간에 커피가 마시고 싶은 친구를 위해 오픈이 1시까지인 커피숍을 들렀다가 12시 40분임에도 불구하고 마감이라 주문 불가하다 거절당했다. 아무리 마음이 여유로워도 그렇지 장사까지 이러면 어떡하나 부들부들. 다시 알라모아나 센터에서 커피빈이나 갔다. 1시에 겨우 IMPAC에 도착.
     
    오늘은 반을 나누기 위한 레벨테스트가 있었다. 토익과 비슷한 형태였는데 생각보다 난이도가 높아 당황했고 그 외에도 여러 헛짓거리를 많이 했다. 1) 짧게 진행된 인터뷰에서는 카톡대화에 적은대로 헛소리를 지껄이고.. + 나한테만 왜그렇게 질문이 많았는지 넷플릭스에서 요새 뭐 보냐길래 고전명작인 뱀파이어 다이어리를 본다고 했다. 재밌냐길래 girl이 하나 있고 two guys가 나오는데 핫가이라 재밌다 했다. 2) essay에는 자동차의 장점과 단점을 들라길래 완벽한 가라오케라는 주장과 유지비가 많이 든다는 현실을 언급했다.
    세상 사람들 내가 약대인거 다 알고 있는데 상급반에 못 갈것 같아 큰일이다. 조원들과 3번타고 다시 숙소로 복귀.

    부산 사람이지만 바다에서 수영하기는 처음이다. 근데 생각보다 너무 재밌었다. 수영하는 동안 부슬비가 내려서 하와이도 비가 오는구나 했는데 마법같이 무지개가 떴다. 이렇게 행복해도 되는건가 싶다. 튜브하나 들고 4명이서 어찌나 신나게 놀았는지 모른다. 오른쪽은 친구에게 역광에서 사진찍는다고 그렇게 구박을 했는데 의외로 역작이 탄생해 미안한 마음과 함께 올려본다. 미안하고 고맙고 사랑한다.

    물에서 놀면 왜 금방 배 고플까. 오래 놀기도 했고 해가 지기 전에 숙소로 가기 위해 비치타월로 몸을 싸매고 이동했다. 역시나 지도를 보지 않고 시키는 대로 따라갔는데 어떤 호텔의 산책로에 들어가게 되었다. 여긴 또 왠 별천지인가 검색해보니 Hale Koa Hotel의 내부공간이었다. 호텔을 가로지를 수 있는 산책로를 외부인도 지나갈 수 있게 오픈해 두었다. 여기도 나중에 가족끼리 와야겠다.

    숙소에 짐을 던져두고 식사하러 가는 길이다. 어둑해지려는 하늘이 참 아름답다. 소금물에 쩔어있는 상태지만 이 곳에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와 같은 상태라 신경쓰이지 않았다.

    물놀이를 했으면 역시 면을 먹어줘야지. 유명한 마루카메 우동을 먹으러 갈 계획이었지만 가는 길에 나카무라 라멘에 대기 손님이 없어서 급선회했다. 항상 줄이 길어서 언젠가 먹어보리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기회가 온다. 사람 없을때 먹자는 의견이 우세해 바로 진입.

    가장 비싸지만 메인메뉴인 OX tail ramen을 주문했다. 친구들은 spicy한 버전으로 비용을 추가했고 나는 오리지널을 택했다. 결론적으로는 내가 좀 더 괜찮지 않았나 싶다. spicy가 crushed red pepper와 생강을 넣어서 낸 매운맛이라 한국의 매운맛과 많이 달랐다. 생강향이 강렬해서 오리지널에 테이블에의 고추기름을 그냥 넣는 편이 나았겠다는 말도 있었다. 맛을 평가하자면 그냥 소갈비탕이다. 물놀이를 한 후라 따뜻한 갈비탕 국물이 끝내줬고 소꼬리도 엄청 부드러워서 만족스러웠다. 라멘 면은 그냥 배를 채우기 위해 사리를 추가한 느낌으로 흡입했다. 참 비쌌지만 여기서는 가격을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점점 느껴가는 중이다. 팁은 최고 18%를 요구해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내가 결제를 담당하지 않아 시키는대로 냈다.

    스투시 구경을 끝으로 오늘 일정 끝. 줄서서 들어갔는데 옷들이 내 취향이 아니라 실망했다. 저 비싼 돈을 주고 저걸 왜 입을까. 세상은 넓고 취향은 다양하구나. 몇몇은 다른 편집샵으로 향하고 나는 숙소로 돌아왔다. 빨래 비용 5000원이 아까워 바닷물에 닿았던 모든 천(?)들을 손빨래했더니 손목이 너무 아프다. 저 돈 아껴서 내가 무슨 부귀영화를 누리겠다고. 아이고 어머니 ㅠㅠ
     
    +) 한국기준으로 하와이에서의 7월 30일은 내 생일이다. 해외에서 생일을 맞기는 처음이라 설렌다. 신나는 마음으로 재재와 루스크리스 스테이크 집을 예약했다. 이 날은 예산이고 뭐고 팡팡쓰고 와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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