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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과 대구의 문예회관 운영 현황두꺼비 메뉴 2020. 3. 8. 21:51
국제신문 기사 "전문인력 평균 3명뿐, 콘텐츠 투자 외면…'문화허기' 악순환"를 우연히 읽었는데, 정보값이 유난히 높은 기사라 일부를 요약하고, 문화체육관광부 '2019년 전국 문화기관 시설 총람'을 인용해 덧붙였다.
"집 근처에 수준 높은 공연장이 있어 좋은 연주를 접할 수 있으면 좋겠다"
"부산이 '제2의 도시'라고는 하지만 문화 쪽으로는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공연장을 즐겨 찾는 직장인 김건우(39·부산 부산진구) 씨는 서울이나 대구로 원정관람하는 경우가 한 달에 한 번꼴이다. 공연비는 물론 숙박비와 교통비까지 합하면 적어도 30만 원, 많을 때는 50만 원이 든다. 김 씨는 "지난해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크리스티안 지메르만이 서울과 대구 공연만 했다"고 푸념했다.
- 1997년 이후 '1자치구 1문화예술회관' 기조로 지방 문화회관 건립 유도
대구경북연구원 (2008, September)에 따르면 1997년부터 2006년까지 전국 140여 개의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했다고. 대구는 전국 광역자치단체 중 당시 최고 보유률 (자치구 수 대비 문예회관)을 나타냈다고 한다.
- 부산에서도 1999년 금정문화회관 이후 20년 동안 6곳 생겨
- 기획공연 수입, 금정, 해운대, 을숙도 순
- 평균 운영비, 대구의 41.8%
대부분 예산도 적고 기획공연도 미흡해 대구에 비교된다는 주장으로, 문화회관 전문 인력이 부산은 평균 3-4명인데, 대구는 평균 9명이라고 한다. 대구는 기초자치단체에 모두 문화회관이 있으면서도 평균이 아홉인데, 부산에서 전문 인력이 가장 많은 금정문화회관은 8명이라고. 대구 수성아트피아엔 23명이나 있다고 한다. 문화회관 평균 운영비는 13억8700만 원인데, 대구가 33억1800만 원인 것에 상당히 대조된다.
기획공연이 없다 보니 대충 공연장 빌려주는 식으로 수입을 얻는데, 그 결과 지난해 대관 공연 수입은 전체 10억1250만 원 중 59.0%인 5억9780만 원이었다고 한다. 기획공연 수입은 공연장마다 격차도 커서 금정 1억2600만, 해운대 1억2000만, 을숙도 7400만 원 정도이고 가장 적은 북구문화회관은 1600만 원밖에 안 됐다. 금정문화회관은 유료관객 비율이 47% 정도로 부산에선 순조로운 편이라고 한다. 서울 공연에 비하면야 말도 안 되는 수준이긴 하지만 부산이니 뭐.
이 기사를 읽으며 북구에 문예회관이 있다고? 그 생각부터 했는데 찾아보니 역시 유료관객이 연간 제로다. 운영비는 4억 원인데 말이다.
기자가 특정 숫자만으로 전체를 호도하는 건 아닌지 알아보기 위해 서울·부산·대구의 기초지자체가 운영(2019년 1월 기준)하는 문화예술회관 중 예술 기능을 하지 못하며 이용자 수도 적은 몇 곳을 제외하고 통계를 내 봤다.
부산을 1이라고 할 때, 유료 관객 수는 서울이 2.20, 대구는 1.61이었다. 유료와 무료를 구분하지 않을 때엔 서울은 1.53, 대구가 0.88이었다. 유일하게 대구보다 낮은 수치였지만 부산은 인구 대비 문예회관 수가 작으니 대구 상황이 낫다고 보는 게 맞다. 운영비는 큰 차이가 났다. 서울이 4.39, 대구는 2.26이었다. 자체 기획 공연 수입 또한 서울이 3.37, 대구는 2.10이었다. 대관마저 서울이 1.77, 1.47로 부산 문화 인프라는 처참한 수준이었다. 서울의 경우 누락된 곳이 좀 있어 보였다. 예를 들어 서초구는 재단을 독립시켜 반포심산아트홀이 거기에 소속돼 있는데 내가 참조한 데이터에선 서초문화예술회관만 잡혔다. 실질적인 기능을 하는 건 아트홀인데 말이다. 부산은 다 데이터에 잡혔는데도 저 수치가 나왔다.
대구를 벤치마킹했는지 2022년 개관을 목표로 시민공원 쪽에 부산국제아트센터를, 북항재개발구역엔 부산오페라하우스를 짓고 있다. 1시간 거리에 대구 오페라하우스가 있는데 굳이 부산에 이런 걸 지어야 하는지 그 타당성이 참 의문스럽지만 아무튼 잘 되길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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