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 언제 흘러갔나 2020 그대여Tale 2020. 12. 31. 23:59
왜 벌써 2021년일까? 정말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ㅠㅠ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다 망한 것 같다. 사실 다 망하긴 했지. 자영업자도.. 내 새내기 생활도... 2020년 계획도.... 일단 그래도 기억에 남는 일들이 몇 가지 있으니 만족한다. 2020년 초에 수립한 계획이 얼마나 지켜졌는지 살펴보자.
- 아르바이트 구하기
- 분기당 4권의 책 읽기
- 일본어 공부하기 - JLPT 3급을 목표로 (겨울시험)
- 피아노 프로젝트
- 저금하기 - 10만 원
- 약대 학점 3.5 넘기
- 시외 클래식 공연 2회 보러가기 with C
- 일주일 3회 근력운동
- 일주일 2회 유산소운동
- 밀린 일기 끝내기 - 2월 내에 끝낸다
- 분기별 황제 목욕
- 일정한 생활루틴 만들기 - 상세계획 필요
Chopin - Ballade No.1 in G minor, Op.23, B.56
Rachmaninoff - Moments musicaux, Op.16 중 No.4
Chopin - Etude in G major, Op.10 No.5
놀랍게도 1번 계획을 성공했다. 성공할 확률이 아주 낮은 항목이었는데 추진력 강한 친구들 덕에 시작이 가능했다. 가성비는 아주 떨어지는 알바였지만 그래도 2020년에 한 가장 큰 프로젝트여서 뿌듯하다. 또한 나의 완벽주의 강박이 어느 수준인지 가늠할 수 있었다. 지나친 책임감과 고집... 같이하는 친구들도 나와 비슷한 수준이어서 다행이었다. 나의 알바임에도 큰 도움을 준 C에게 무한한 사랑을 표한다. 언제나 고마워.
분기당 책 읽기는 아주 처참하게 나락행이다. 분명 초반에는 책을 읽었는데 기록이 다 사라졌다. 내 다이어리에 왜 없는 거지? 그래도 3,4분기 들어서 안 읽은 건 명확하니 실패는 확실하다.
일본어 공부는 하핫쵸코. 이번 겨울방학에 완수할 예정이다. 언어스터디까지 구성했으니 이미 반쯤 성공이라고 봐도 무방하지 않을까?
피아노 프로젝트는 80퍼센트 정도 완수했다고 생각한다. 매년 목표로 삼을 계획이지만 이 프로젝트를 완성하는 날이 올까? 예술에 절대적 만족은 없어 보인다. 내가 프로 피아니스트가 되더라도 불가능이다. 80이면 성공이라 생각!
저금과 학점 3.5 넘기기는 의도치 않게 성공이다. 정기적금으로 꼬박꼬박 상납 중이고 코로나 버프로 학점 인플레가 일어나 3.5를 받으면 반에서 꼴찌를 하는 참사가 일어난다. 다행히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심지어 포기상태였는데 1학기에는 장학금도 타서 최고였다! 2학기는 아직 발표가 나지 않아 모르겠다. 이제 시험기간마다 스트레스 조절만 하면 된다. 매번 너무 힘들다. 왜 시험기간이 한 번 지날 때마다 고통이 가중되지? 체력이 부족해서 그런가. 우..운동을...
클래식과 운동은 책 읽기보다 더 폭망이다. 코시국님이 허락은 안 해주신다. 예매했다가 취소된 공연만 몇 개던가. C의 수많은 절규가 떠오르는군. 운동도 돈을 안 쓰면 몸을 움직이지 않는 타입이라 놀랍게도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운동량을 기록한 듯하다. 이젠 생명의 위협을 강하게 느껴서 해야겠다. 본가로 복귀하면 시작해야지.
일기는... 이제 거의 쓰는 게 불가능해졌다. 이대로 미완성인 채로 두는 것도 어쩌면 아름답지 않을까? 역시 일은 잘 벌리지만 마무리가 안 되는 T... 장소나 명칭은 대부분 기억에서 소멸되었고 사진을 보면 한 두 장면이 머릿속에 맴도는 정도다. 다음 여행을 계획하면서 그때 열심히 쓰는 걸로.
황제 목욕과 생활루틴은, 저걸 왜 연간 목표에 넣었는지 모르겠다. 누가 봐도 성공이 불가능한데. 본보기로 삼아 올해 계획에는 집어넣지 말아야지.
뭐지? 분명 위의 글을 쓰면서도 '오 이번 연도는 꽤 준수한데?'라고 생각했건만 막상 성공한 목표에 색을 칠하고 나니 처참하다. 그래도 좀 비중이 큰 프로젝트들을 완수해서 그렇게 느꼈나 보다. 올해만큼 열심히 공부했던 적이 있나 싶기도 하고ㅋㅋ 그러고 보니 공부하면서 깨달은 몇 가지 사실이 있다. 첫 번째로, 과거에 수학학원 선생님이 다이어트를 왜 하냐면서 공부하면 살이 빠진다고 망언을 했다. 그때는 비난을 엄청 했는데 진짜 공부하면 살이 빠지더라. 두 번째로 나는 멀티태스킹이 불가능한 사람이었다. n년간 살아오면서 누구보다 멀티태스킹에 자신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꽝이었다. 난 한순간에도 무엇에 집중을 해본 적이 없던 것이었다. 노래 들으면서 공부가 가능하다고 헛소리했던 나의 모습이 뇌리를 스쳤다. 인생을 통째로 부정당하는 그 느낌이란... C가 집중하면 항상 내 말을 못 들어서 분노했는데 그게 정상이더라. 이제라도 알았으니 다행이지. 앗 2021년이 오기 5분 전이다. 올 한 해 행복한 일이 많아 너무 감사하다. 언제나 내 옆을 지켜주고 있는 C에게도 감사하다. 내년에도 행복했으면.
'Tale' 카테고리의 다른 글
무릎 문제 타임라인 (0) 2021.01.02 C: 점·선·면 (0) 2021.01.01 알뜰폰 3년째 쓰면서 (0) 2020.12.14 노트북 뽐뿌를 해결해서 (2) 2020.12.01 C: 20202020202020202020 (0) 2020.01.19 댓글
- 아르바이트 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