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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월 12일의 T
    호랑이 메뉴/일상기록 2022. 10. 12. 18:57

    7:30 AM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을 떴는데 Mr.장에게 전화가 와 있다. 뭐지? 이 시간에 전화를 왜 해

     

    카톡을 확인했다가 모골이 송연해졌다. 7시 반까지 제출이었던 약무경영 과제를 새까맣게 잊었다.아. 어제 재재가 말해줘서 과재의 존재를 처음 알게된 것만해도 노답이었는데 하겠다고 일정에 적어놨으면서 또 까먹는건 진짜...나는 사고를 가진 인간이 맞는건가. 흑흑. 급하게 과제를 시작했다. 다행인건 단체제출이 7시 반까지였고 교수님께서는 9시 전까지 받아주신다는 점이다. '번거롭게 해드려 죄송합니다'를 메일에 붙이고 8시에 과제를 제출했다.

     

    8:30 AM

    버스 정류장에서 후배를 만났다. 아무래도 4학년이 트랙을 선택해야하는 시기이다 보니 웅최에게 관심이 많나보다. 질문이 많다. 웅최 최고의 교수... 좋은 사람인데 왜 그렇게 기피 삼대장에 꼈는지 모르겠다.같은 건물 애들에게 웅최의 이미지 개선을 위해 소문을 너무 냈더니 4학년 사이에서 경쟁이 빡세진 것 같다. 뭐 나랑은 상관없지. 모두 화이팅이다. 과연 웅최의 제자가 될 사람은 누구일지???

     

    9:00 AM

    재재에게 오늘 아침에 있었던 과제사건을 이야기했더니

    T = 0.2 재재 + 0.1 수안무 + 0.1 Mr.장 으로 구성된 것으로 결론이 났다.

    점점 스스로를 잃고 타인으로 구성된 존재가 되어간다.

     

    9:30 AM

    눈 뜨자마자 너무 충격적인 소식을 들어 잠이 확 깼는데, 일이 해결되고 나니 맥이 풀려 눈 뜨고 있기가 힘들다. 그 와중에 교수님이 책 읽기를 시키신다. 왜 하필 나지. 읽다가 '효과'라는 단어가 하도 많이 나오길래 서울식(?)으로 발음하려 의식해봤다. 나의 이런 노력을 한 언니가 알아줬다. 정확한 발음이 멋지다는 반응. 뿌듯하다.

     

    10:00 AM

    친구와 비밀의 대화를 나눴다. 아 요새 내 카톡에 개그력이 좀 상승한 것 같다. 어제 카톡도 엄청 웃겼는데ㅋㅋㅋ

    나는 어쩔 수 없는 ESTP가 맞나보다. 남들이 나때문에 웃으면 자존감이 최고로 올라간다. 시험기간이라 사람이 반쯤 미쳐서 드립이 더 잘 나오는건지도 모른다. 끔찍

     

    아래는 시험공부에 대한 나의 분석이다.

    사실 스트레스의 수준까지 정량화해서 비교해야 정확하지만 음 그럴 의지까진 없다. 그냥 내 마음이 느끼는대로 고통이 적은 쪽을 골랐다. 2:3으로 '공부를 안한다' 쪽이 승리했다. 아주 마음을 푹 놓아버렸더니 시험이 남의 일 같다. 얼른 끝나고 제주도나 가고싶다.

     

    12:30 PM

    Mr.장에게 면스 현황이야기를 들었다. 호황이구만. 본인말로는 자기네들이 다 마감이라 거절하면서(거절이라니!! 거절이라니!!!!) 우리를 추천했다고 그러는데 믿을 수가 없다. 나도 원년멤버 두 명이 관둘때 그만뒀어야하나 라는 생각이 계속 든다. 내가 하자고 끌어들인 4학년한테도 성과가 없으니 미안하다. 짝선배에게 스트레스를 토로했더니 원래 자소서가 적고 모의면접 사람이 많으면 더 가성비 좋다고 기다려보라 한다. 우리가 사람 부족하다고만 하고 몇 명인지 말을 안해줘서 그렇게 말할 수 있는 것................. 들으면 과연 그 말이 나올까.... 제발 무사히 끝나게 해주세요 부처님

     

    12:50 PM

    오늘은 국가고시 D-100일이다. 다들 짝선배에게 선물로 뭘 하는지 궁금해 물어봤다. 아직 못 정한 사람도 있고 그냥 간단하게 스벅카드 준 사람도 있고 다들 비슷비슷하더라. 그런데 이단아가 하나 나타났다.

    'ㅈㅎ야 넌 뭐했어?'

    '스벅 머그컵이랑 민트초코캔디 1kg'

    스벅 머그컵까지만 해도 끄덕끄덕거렸는데 민트초코캔디 1kg? 미쳤다. 광기다. 아무리 민초를 좋아하는 사람이어도 그렇지 1kg는 너무한거 아닌가ㅋㅋㅋㅋ 저쪽 짝선배는 약사되기 전에 질병에 걸릴지도 모른다. 이상지질혈증? 당뇨? CKD? 아 신장이랑은 무관하겠다. 너무 얄팍한 지식이다. 난 약사가 될 수 없을거야.

     

    1:10 PM

    충격적인 소식이다. 후근lee와 오늘을 포함해서 2번의 개발수업을 하는데 레포트를 2개 내시겠다고 한다. 이거이 실화입니까?

     

    기말고사 전까지 2개의 레포트 제출, 내용은 HPLC 관련이다. 분량은 3~4페이지 내외

    1. 항체의약품에서 glycosylation 분석을 한 논문을 찾아서 내용요약 해오기

    2. glycoprotein, glycopeptide 또는 glycan glyco seperation 관련된 HPLC 저널, 최신논문(최근 3-4년 내외)을 찾아서 요약하기

    method development, 방법론적인 내용 + application 관련 분석관련된 부분으로 작성

    논문 겹치지 않게해달라 → 즉 시험기간에 논문 찾아서 선점해놔야한다는 뜻

     

    HPLC 이름은 엄청 많이 들어서 질리는데 내용은 하나도 모른단 말이지. 중요하니까 저렇게 반복하실텐데 이번엔 수업을 제대로 들어봐야겠다. 이거 일기가 아니라 거의 메모장이 되었네. 교수님이 과제를 말로만 해주셔서 애들마다 다 다르게 이해했다. 큰일이다.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2:20 PM

    짝선배가 국시 D-100 선물로 이단독서대를 가지고 싶다길래 선물해줬다. 본인이 쓰다가 좋으면 내년에 나에게 물려달라는 말도 덧붙여서 ㅎㅎ 근데 와.. 끔찍하다. 난 시험 준비하면서 D-Day 같은거 세본 적이 단 한번도 없는데 이렇게 주위에서 강제로 100일을 챙긴다? 그 순간부터 하루하루 갈수록 피마를 것 같다. 시험칠 때까지 매일 맘 졸이면서 살아야하다니... 이게 다들 붙는 시험이라고는 하지만 막상 나빼고 남들이 다 붙는다는 두려움이 끊이질 않는다고 한다. 중간, 기말 안본다고 부러워했는데 이렇게 생각하니 하나도 안 부럽다. 그냥 졸업시켜달라.

     

    RA에 원래 관심이 많던 사람인데 이번에 직무를 확 틀었더라. RA 인턴하면서 너무 정적이라 본인과 맞지 않다고 느꼈다한다. 나도 정적인거 싫어서 회사 가려는건데 RA는 절대 내 직무가 아니겠군. RA가 아니라면 약대를 올 필요가 있었나?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 약대에서 크게 갈 수있는 진로는 4가지다. 개국약사 / 병원약사 / 회사 / 공직약사. 회사 말고는 관심가는 구석이 하나도 없는 진로들인데 회사마저 약사의 메리트가 없는 직종으로 간다면.. 공부하면서도 참 적성에 안맞는 학문이라 생각했는데 갈수록 태산이다. 에혀 기말고사나 생각해야지. 나중 일 맨날 생각하고 있어봤자 마음만 무거워진다. 도피형 인간은 이런 고민 맞닥뜨릴 수 없다.

     

    3:30 PM

    오늘도 하늘에 구름 한 점이 없다. 날씨가 이렇게 좋은데 건물 안에만 있어야하는 인생이 너무 슬프다. 근데 10년뒤에도 똑같은 소리 하고 있을 것 같다. 버스타고 집으로 복귀

     

    4:30 PM

    저녁으로 뭐 먹을지 고민하다가 '삼미당'을 택했다. 요새 뒤돌아서면 배가 고파서 밥 시간이 점점 빨라지고 있다. 빨리 먹어봤자 밤에 배고파서 불편하던데. 야식은 음.. 단어부터 거부감이 커서 별로 선호하지 않는다. 이유가 뭘까. 어렸을 때부터 밤에 뭐 먹지말라고 엄마한테 잔소리를 계속 들었더니 세뇌되었을지도 모른다. 큰 기대는 없지만 동네주민 단톡에 같이 먹으러 갈 사람을 물어봤다. 근 1년간 제안할 때마다 거절당했기 때문에(전부다 J라서 그렇다. J 망해라) 이번에도 뭐.. 똑같겠지.. 했는데

    한 명을 포획하는데 성공했다. 와 이건 좀 감격. 이런 날도 오는구나. '삼미당' 마제소바 JMT. 무조건 다시마 식초 두바퀴 돌리고 + 거기에 밥까지 비벼먹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흥분된다.

     

    5:30 PM

    아 이맛이지 역시. 다른 곳에서 마제소바를 먹어보진 않았지만 누구도 여기가 맛있다는 건 부정할 수 없을거다. 오늘의 일기는 즐거운 식사로 마무리해야겠다. 이 뒤는 전혀 즐겁지 않을 예정이니까.

     

    쓰고보니 오늘하루 사건이 많아서 굉장히 massive한 일기가 완성되었군. 과연 다음 일기는 어떤 수준일지.. 잠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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