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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와이 7일차 - 일
    호랑이 메뉴/하와이 2023. 8. 4. 12:52

    오늘은 쿠아로아랜치에 가는 날이다. 한달 전에 재재와 함께 랩터 투어(UTV 운전)를 예약해뒀다. 10시 15분까지 쉐라톤 와이키키 호텔에서 픽업될 예정이었다. 투어 시간이 애매한 점심때라 숙소를 일찍 나서 이야스메 무스비를 사 들고 가기로 재재와 합의봤다. 경험자들이 아보카도는 맛은 좋지만 가성비가 떨어진다고 했던 것이 기억나 스팸계란 무스비를 샀다.
    즐거운 마음으로 10분까지 호텔에 도착했는데 어디에서 버스를 타는지 도통 알 수가 없었다. 길을 잃고 헤매다가 호텔직원에게 물어 타는 곳을 찾아냈다. 우리를 찾는 쿠알로아랜치 팻말을 든 직원의 목소리가 들린다. 다행히도 놓치지 않고 버스에 탑승.

    차를 타고 얼마나 달렸을까. 타자마자 기절해서 기억이 없다. 재재는 오는 길의 풍경이 아주 아름다웠다고 하는데 흠.. 쿠알로아랜치에 도착해 버스에서 내리니 맑고 시원한 공기가 느껴졌다. 직원이 예약내역이 적힌 종이티켓을 건내줬다. 그리고 저 티켓은 곧 증발해버렸다지..

    투어를 늦게 예약해서 셔틀시간과 랩터투어 시작까지는 공백이 있었다. 기념품샵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면서 시간을 때웠다. 귀여운 부엉이도 발견하고 예쁜 핀뱃지도 찾아냈다. 핀뱃지는 두 종류가 마음에 들어서 고민끝에 하나를 결정했다. 과연 내가 선택한 것은 무엇일지? 맞춰봐 C야.

    팔찌도 너무 귀여워서 재재와 커플템으로 하나씩 샀다. 재재의 퍼스널 컬러인 노란색 팔찌가 있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없어서 무지개색으로 대체했다.

    그리고 생일 선물이라며 내가 고른 모든 물건을 재재가 사줬다. 멋진 그녀의 뒷모습을 보라. 감사합니다!

    우리가 탈 UTV

    짧은 안전교육을 듣고 나눠준 안전장비들을 착용했다. 너무 재밌을것 같아 둘다 출발도 안했는데 아드레날린이 폭발했다. 상태가 멀쩡할 때 남겨야한다며 폭풍 사진 촬영. 하와이에서 매일 바다만 보다가 녹음이 짙은 산을 처음보니까 역시 나는 산을 좋아하는구나 새삼 깨달았다. 이제 출발!!

    장롱면허 10년차의 무모한 도전기. 오랜만에 운전하기도 하고 과거에도 평지에서 핸들 돌리기만 했지 언덕이나 오프로드에서 운전한 경험은 전혀 없으니 심하게 긴장되었다. 투어 중간에 운전자를 바꿀 기회가 두번 주어지는데 첫번째 코스가 가장 쉽다고 하여 내가 달리기로 했다. 중간에 약간 문제가 발생하긴했지만 무사히 끝났다. 근데 여유가 없다보니까 주위 풍경을 전혀 둘러볼 수가 없어 바로 재재에게 운전대를 넘겼다. 재재가 핸들 돌리는 폼을 보니 조금만 연습하면 금방 베스트 드라이버가 되겠다고 말해줬다. 감동이다.

    광활하다. 광활하고 웅장하다. 이 이상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모르겠다. 거대한 자연앞에 개미가 된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쥬라기공원의 촬영지로 알려져있지만 사실 이곳에서의 촬영을 1%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외에도 쿠아로아랜치와 얽힌 하와이의 설화라던가, 디즈니가 이 곳을 사고싶어했지만 소유주가 절대 넘기지 않는다는 등의 여러 이야기를 들었다. 우리가 투어를 위해 지불한 돈으로 이곳을 유지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위해서라면 얼마던지 낼 의향이 있다.

    이 곳과 관련된 영화 이야기도 많이 해줬는데 내가 본 영화가 없어서 이해가 어려웠다. 쥬라기 공원도 다시 보고 오는편이 좋았을 것 같아 아쉬웠다.

    마지막에는 노래도 틀어 흥을 한껏 끌어올린채로 달렸다. 중간에 물웅덩이도 한번 있었는데 오프로드를 처음 경험하는 재재도 너무 신나서 다음번에 이 곳에 또 오고 싶다고 했다. 날은 덥지만 지붕에 덮개가 있어 햇빛으로 고통받지는 않았다.

    2시간의 알찬 투어가 끝났다. 마지막에 친절하게 설명해준 직원에게 팁으로 20달러를 투척했다. 가장 마음에서 우러난 팁을 줬다.

    쿠아로아랜치는 무조건 버릴 옷을 입고가는게 좋다. 아니면 빨래가 쉬운 어두운 옷. 앞 차가 뿌리는 흙먼지를 직빵으로 뒤집어쓰니 투어가 끝난 뒤 꼴이 상거지가 따로 없었다. 머리카락도 뻣뻣하고 손에도 흙먼지가 가득했다. 빨래 걱정은 미래의 나에게 미뤄두고 사온 무스비를 먹었다. 부드러운 계란초밥에 짭조름한 스팸이 얹어져 환상의 조합을 이뤘다. 시장이 반찬인가? 너무 꿀맛이라 또 먹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다시 셔틀을 타고 기절한채로 숙소로 복귀했다. 노을이 지는 하늘이 아름답다. 재재와 함께 세탁기를 돌렸는데 전혀 흙먼지가 해결되지 않았다. 아무래도 손빨래를 해야할것 같다.

    쉐라톤 와이키키 호텔에서 뜨개질하기에 완벽한 장소를 찾아냈다. 이 풍경을 바라보면서 멍때릴 수 있는 흔들의자가 배치되어있었다. 귀국 전에 꼭 와야지.

    저녁으로는 후루사토 스시를 먹기로 했다. 가벼운 음식이 땡겨서 와이키키에서 가장 평이 좋아보이는 곳으로 선택했다. 웨이팅이 심해서 내 미국번호를 적어놓고 주변을 산책하기로.

    와이키키 비치 거리를 지나갈 때마다 시선을 끌었던 딜란의 캔디가게에 들어갔다. 내가 들어갈 일은 없을꺼라 생각했는데 재재와 함께하니 갈 일이 생기더라. 종류별로 젤리, 캔디, 초콜릿들이 모여있는게 찰리의 초콜릿 공장을 연상케했다. 여기서 한국에 기념품을 사가도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40분이 지나도 연락이 안오길래 가게로 찾아갔다. 물어보니 연락을 받지 않아 이미 내 차례가 지나갔다고 한다. 예...? 사람들이 웨이팅 리스트에 다 3 3 4자리 번호를 써 뒀길래 내 미국번호의 맨앞에 있는 1을 빼고 자릿수만 맞춰 적었더니 전화가 안 왔나보다. 급격하게 의욕이 떨어지던 찰나에 핫찬이 내 눈앞에 나타났다. 본인은 선데이즈 와이키키에서 치킨덮밥을 포장해 가는 중이라고 했다. 구글맵을 확인해보니 나도 나중에 방문할 생각으로 마킹해뒀던 곳이었다.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방문해서 아사히볼과 치킨덮밥을 주문했다. 치킨은 맛있는데 너무 짜서 다 먹기 힘들었고 아사히볼은 그냥저냥 무난한 수준? 저렇게 시키고 둘이서 잘 먹었다.
     
    이렇게 가장 보람찼던 하와이 7일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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