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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와이 5일차 - 금
    호랑이 메뉴/하와이 2023. 8. 1. 17:43

    오늘은 단체로 마카푸우 등대 트레일에 트래킹을 가는 날이다. 걷는데 힘빠지면 곤란하니 에그앤띵스에서 오믈렛을 포장했다. 원래 two여니들과 같이 먹기로 했는데 한명만 등장. 그동안 우리 일정이 강행군이라 힘든가보다. 매일 4-5시간 자면서 어떻게 돌아다니고 있는지 나도 의문이다. 한 일주일은 각성상태로 지낼 수 있는데 그 뒤는 과연..? 그렇지만 하루하루가 너무 소중해서 허투루 보낼수가 없다.

    애그엔띵스는 이제 나에게 아침식사를 제공하는 기사식당과 이미지가 같아졌다. 굳이 특별한 음식점이 아니라 그냥 '한끼 때울 수 있는 흔한 체인점'이 가장 정확한 표현이다. 숙소 다이닝룸에서 포장을 열어보니 오믈렛 아래가 허전하다. 밥이 깔려 있을 줄 알았는데 너무 한국식 마인드였나보다. 그래도 콜드브루랑 먹으니 하루를 든든하게 시작할 수 있었다.

    23번 버스를 타고 교사와 만날 장소로 이동했다. 하와이에 고데기를 가져왔건만 아침시간이 바빠서 아직 단 하루도 써보지 못했다. 옆자리 재재‘s roomie가 디스코머리를 해줬다. 거진 디자이너의 손길.. Nice. 트래킹이 시작되는 장소와 버스장류장은 거리가 좀 있다. 차들이 쌩쌩 달리는 도로변을 걷는게 조금 무서웠다. 모자도 쓰고 팔토시도 꼈건만 아스팔트 위에서 느끼는 오늘의 태양도 심상치 않다.

    가다가 뷰포인트에서 교사를 기다리며 사진 삼매경. 여기엔 사진 찍기 좋아하는 애들만 참가했나보다. 서로 찍어준다고 난리다.

    사진만 한시간 가까이 찍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교사가 오지 않았다. 지각도 지각이지만 접선 장소도 잘못된 모양이다. 뷰포인트에서 또 주차장으로 대규모 이동.

    오전 10시 30분, 드디어 트래킹이 시작되었다. 예정보다 한시간이나 늦어졌다. 하와이가 덥지 않은 것은 그늘에서의 이야기다. 직사광선을 바로 피부에 받으며 아스팔트에서 트래킹을 하니 사람들이 죽어나간다. 가져온 물도 25분만에 동났다.

    풍경은 아름답고 바람은 시원한데 정신이 혼미하다. 일사병에 걸릴것 같다. 키 큰 나무들이 만들어주는 그늘이 필요하다.

    마카푸우 등대

    어찌저찌 꼭대기에 도착했지만 다시 내려갈 생각에 아찔함이 먼저 몰려왔다. 하와이에서 모든 헤드(다이아몬드헤드, 코코헤드 등)들을 정복하겠다는 결심이 사라졌다. 이건 사람을 죽이는 태양이다. 저녁에 같이 다녀온 친구들의 상태를 보니 심각했다. 눈에 화상을 입은 친구도 있고 일사병에 걸려 저녁내내 구토와 설사를 반복하는 친구도 있었다. 나는 팔토시를 꼈는데도 해가 옷을 뚫어서 팔이 탔다. 선크림을 바르고 팔토시를 껴야한다고 누가 알려줬어야 알지. 그 와중에 사진은 더럽게 잘 나온다.

    내려가는 길에 보인 해변. 에메랄드 빛 바다에서 서핑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한 폭의 그림같다. 나름 오아후 섬의 동쪽이라 와이키키보다 파도가 더 세다.

    점심은 Kahala Mall에 있는 California Pizza Kitchen에서 먹었다. 우리나라에도 들어와있는 체인점이라고 한다. 갈증이 심해 시즌메뉴로 나온 수박주스를 먼저 주문했다. 애들은 한잔을 시켜 셋이 나눠먹을 생각이었나본데 내가 3잔을 주문해버렸다. 그렇지만 이것은 탁월한 선택이었던 걸로 결론났다. 너무 맛있어서 마트에서 수박시럽을 살까 하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식전빵과 치킨피자, 새우 호박 파스타가 나왔다. 시장이 반찬이라고 꿀맛이다. 이제 기력이 좀 돌아왔다.

    레오나즈 베이커리 가는 중

    돌아가는 길에 레오나즈 베이커리에 들렀다 가면 좋겠다는 친구의 의견을 수렴했다. 관광지인 와이키키에서 조금 떨어진 위치에 있는데 도시의 풍경이 완전 다르다. 전반적으로 허름하다는 느낌이 든다.

    레오나즈 베이커리에 도착. 점심을 거하게 먹은 관계로 나는 오리지널 도넛만 하나 주문했다. 친구의 말에 의하면 노티드 도넛이 이곳을 벤치마킹해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갓 나온 도넛이라 따끈따끈하다. 그런데 이것 말고는 장점을 모르겠다. 따끈한 설탕뿌린 꽈배기와 뭐가 다른거지? 심지어 우리나라가 훨씬 싸다. 아무리 가성비가 좋다고 해도 만족감이 역치를 넘지 못하면 먹을 이유가 없다. 게다가 동네도 뚜벅이로 다니기에는 좀 무섭다. 굳이 갈 필요가 없다고 생각된다.

    고기와 귀여운 two 여니들

    방에서 좀 씻고 쉬다가 5시부터 숙소에서 바베큐파티가 시작되었다. 기대하지 않았는데 고기맛이 끝내준다. 그렇지만 아직도 점심이 소화가 안되어서 고기보다 파인애플을 더 퍼먹었다. 파인애플 조각을 한 20개쯤 먹었을까.. 애들이 갑자기 내 입가가 이상하다고 한다. 립스틱이 번진것 같다나? 읭 싶어 살펴보니 조커처럼 입꼬리에 빨간라인이 생겼다. 문질러보니 립스틱도 아니다. 27년만에 내가 파인애플 알러지가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이런 미친.

    설거지팀으로서의 임무를 끝내고 힐튼 호텔에서 하는 불꽃놀이를 보러갔다. 8시인데 늦게 출발해서 못볼뻔했는데 굳이 호텔까지 가지 않아도 와이키키 비치에서 구경할 수 있었다. 이거 또 내 생일이라고 힐튼에서 불꽃놀이를 해주다니 참^^ 매주하는 불꽃놀이라던데 생각보다 비싼 폭죽을 터뜨려 감탄을 자아낸다. 숙박비가 비싸던데 다 저런데 쓰이는거군.

    조금 아쉬운 기분이 들어서 점호전까지 숙소에 모여 3조와 놀기로 했다. 명예 3조인 나는 그저 즐겁다. 음료를 사러 ABC store에 왔는데 내 사랑 데~~코이!가 널려있다. 여긴 왜 편의점에도 와인이 종류별로 다 있는 걸까. 한잔 하고 싶지만 오프너도, 글라스도 없다. 한국보다 만원가량 싼 가격을 보니 슬픔은 더 커졌다. 눈물을 머금고 숙소 방으로 돌아오니 생일이라고 친구들이 과일로 케이크를 만들어줬다. 사랑스러운 동생들이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을 전한다.
     
    이렇게 하와이 5일차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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